지난 9월 30일에 드디어 네이트와 싸이월드가 통합된 커넥트메인이 공개됐다.(@ 싸이월드·네이트, 시작 페이지 통합, 블로터닷넷 2009-09-30)

개인적으로 싸이월드에 대한 애착이 큰 편이다. 싸이월드 서비스에 반해서 서비스기획자라는 꿈을 꾸게 되었을 정도로. 그래서 그동안 싸이월드 서비스가 개편할 때마다 유심히 봐오곤 했었는데 솔직히 말하면 SK커뮤니케이션즈에 인수되면서부터 본질인 커뮤니티를 버리고 점점 포털을 향해 가지를 않나..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을 한 게 한 두번이 아니었다. 그런 일련의 작업 때문에 홈피나 클럽의 업그레이드는 등한시 되었고, 싸이월드의 인기가 하락세를 탄 것도 당연한 흐름 같이 보였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미니홈피 활동은 활발하게 하는 편이고 싸이월드에 높은 지지를 보낸다. 하지만, 이번 통합메인을 보고 어찌나 씁쓸하던지 글을 쓰기에 늦은 감이 없잖아 있음에도 이렇게 글을 쓰게 됐다.

단지 메인 개편만 가지고 이야기 해보자.
지난번 네이트 개편 때와 비교해보면, 마이싸이월드 부분이 추가되었기 때문에 네이트커넥트 영역이 좀 더 길어졌다.
컨텐츠 구성은 마이싸이월드를 좀더 깔끔하게 정리한 느낌이다.
네이트 커넥트 영역이 늘어나고 선물가게 및 싸이월드 컨텐츠(시선집중 2.0 등)를 보여주려다 보니 메인이 전체적으로 길어진 편인데 로그인하지 않았을 때를 기준으로 보면 종전과 크게 달라보이진 않는다.

즉, 메인만 가지고 보면 전체적인 디자인이나 구성은 통합 전이나 후나 비슷하다. 단지 상단 GNB에 억지스러울 정도로 싸이월드를 우겨넣은 것과 네이트 커넥트가 마이싸이월드 정보를 흡수한 것, 로그인영역을 네이트/ 싸이월드 두 가지 탭으로 구분한 것- 이 정도에서나 개편했다고 볼 수 있을까?

이 말을 바꾸어 말하면 싸이월드가 네이트에 흡수되어 사라진 것과 다르지 않다는 이야기가 된다.

솔직히 말하면 이번 개편은 내게 굉장히 실망스러운 결과였다. 주변 의견을 살펴보면 나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이번 개편에 실망하고 있다. 싸이월드 유저 입장에서는 아닌 밤중의 홍두깨 같은 느낌?

사실 통합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일단 걱정부터 들었다. 싸이월드 자체의 규모가 꽤 컸기 때문에(그건 또 SK컴즈의 내부전략에 의해 싸이월드 포털화를 추진했었기 때문이 아닌가!!) 네이트와 싸이월드 통합 작업은 결코 만만치 않다고 생각했었다. 사실 네이트에 싸이월드를 흡수시키는 거겠지, 라고 이런 결과를 예상 못한 바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런 식으로 너무 예상 그대로 맞아떨어지게 될 줄은 몰랐다. 어렵겠거니 하면서도 좀 더 좋은 모습으로 보여지기를 바랐다.

SK컴즈가 엠파스를 네이트에 흡수시키고 끝내는 싸이월드까지 흡수시켰다. 그룹 차원에서 어쩔 수 없는 판단이었을지도 모른다고 이해는 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유리할 수도 있다. 다음을 제치고 2위 포털이 되기를 노려온 네이트에겐 싸이월드와의 합병은 득이 될지도 모른다. (일단 단기적인 관점으로는 분명 이득이겠지.)

하지만, SK커뮤니케이션즈는 서비스를 하는 회사다. 서비스를 함에 있어 회사의 전략방향은 매우 중요하지만, 유저의 입장도 그만큼 중요하다. 네이트 유저에게는 이 둘의 통합이 반길 일이었을지 몰라도 싸이월드에 애착이 있던 유저라면 어느 누가 이런 형태의 통합을 반겼겠냔 말이다.

1999년에 시작해 아무리 인기가 떨어졌다곤 하나 국내 SNS의 최고봉이라 일컬어지는 싸이월드 사이트 자체가 갑자기 사라지고 억지로 네이트에 우겨넣어진 듯한 지금의 이 모습. 주객전도라는 느낌이 드는 것은 단지 내가 싸이월드에 애착이 높았던 유저이기 때문일까.

급하게 준비한 것인지 현재 미니홈피를 제외한 클럽, 블로그, 선물가게 등의 메인은 여전히 예전의 싸이월드 페이지로 연결되지만 아마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나면 전부 네이트 안에서 보여지게 되겠지. 왠지 작업이 덜 된 느낌이 들어야 할 클럽, 블로그 같은 지금의 페이지들이 오히려 난 반가운 마음마저 든다. 엠파스가 통합되었을 때도 자연어 검색 등으로 국내 인터넷 업계에 나름 한 획을 그은 서비스가 사라진다는데 아쉬움이 들었지만, 싸이월드는 아쉬움을 지나쳐 불쌍하다. 몇 백만도 아니고 천만 단위의 유저가 즐겼던 서비스가 이런 모습이 되었다는 것이 안타깝다.

지난 싸이월드 10주년 간담회에서 미니홈피, 클럽, 블로그의 앞으로의 전략방향에 대해 들으면서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엄청 기대하게 됐었다. 어쩌면 SK컴즈 입장에서는 이번 통합메인은 그 시작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제 2의 싸이월드 도약을 위한 터닝포인트이자 네이트가 승승장구하는 기폭제랄까? 모든 섹션들이 어떤 식으로든 변하고 나면 지금의 메인에 잘 녹여질지도 모르고, 지금의 통합메인도 꾸준히 개편하면서 좋은 모습으로 변해갈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지만, 그렇다면 이렇게 갑작스러운 통합이 아니라 좀 더 준비된 통합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뭐랄까. SK커뮤니케이션즈가 야심차게 선보이는 최근 행보에 대해 점점 더 비판적인 입장을 갖게 된다. 블독 서비스도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진 못하는 것 같고 네이버와 다음이 모바일 사업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며 발전해갈 때, 싸이월드는 싸이월드폰 출시라는 아쉬운 모습을 보이는 것도 그렇고(@모바일 포털 신 삼국지 연다, 디지털타임스 2009-10-08) 네이트커넥트의 한계라거나 이번 통합 메인의 불편함이라거나 여러가지 면이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나,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싸이월드 때문이었는지 모르지만 사람냄새가 나는 포털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점점 정이 없어지는 듯.

아무쪼록 지금은 아쉬우나 앞으로의 싸이월드가 좀 더 좋은 모습으로 보여지기를 기대해 본다.

  • BlogIcon Outsider 2009.10.09 16:05 신고

    저는 싸이월드를 그리 주의깊게 보진 않았고 또 SK라는 그룹을 그다지 좋게 보지는 않지만 싸이월드의 포탈화라기 보다는 방향성을 잃은 싸이월드와 이렇다할 매력점을 같지 못한 네이트의 통합을 통한 새로운 시너지를 위한 어쩔수 없는 결과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방향이 그렇단거지 잘 통합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고 그냥 지켜보고 있을 뿐입니다.)

    Joa님이 말씀하신것과 다르게 SK컴즈가 싸이를 포털화로 예전부터 준비한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싸이는 국내 최대의 SNS이지만 하락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은 몇년전부터 확실한 일이고 아직도 최대의 SNS인것은 해외와 다르게 싸이를 대체해줄 새로운 SNS가 국내에선 등장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싸이도 기존의 싸이를 가지고 있다는 장점을 활용해 보려고 C2도 하고 싸이블로그도 시도해서 국내 최대의 SNS라는 타이틀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둘다 참패하였고 회사내부에서도 더이상 의견을 내세울만한 입지를 내세웠습니다.

    밖에서 생각해보아도 어떻게 하면 싸이가 예전처럼 다시 활발한 SNS로 살아날 수 있을지에 대한 해답은 막연하기만 하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네이트 커넥트라는 새로운 방향을 가지고 모든 서비스의 통합을 추진하면서 설 자리를 잃은 싸이는 같이 통합될 수밖에 없는 처지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들고 이 통합이 옳은가? 생각하면 의문도 좀 있기는 하지만 그냥 싸이를 기존의 싸이로 내두면 다른 해결책은 있는가 생각하면 그것도 회의적인 것은 마찬가지가 아닐까 합니다.
    어쨌든 싸이와 네이트통합의 앞으로 행보가 주목되는 것은 사실이네요. ^^

    1. BlogIcon Joa. 2009.10.09 16:53 신고

      아이쿠! 아웃사이더님-
      이렇게 좋은 의견을 주셔서 많이 배웠습니다 : )

      싸이월드의 포털화라고 말씀드렸던 부분은 과거의 심플했던 메뉴 구성에서 도중에 뉴스, 동영상, 피플 등 여러가지 섹션을 자꾸 늘려나가던 때의 이야기입니다. 당시에 네이트온 설치(혹은 업그레이드) 후에도 기존에는 네이트 바로가기를 설치했었는데, 싸이월드 바로가기를 설치하게끔 유도하는 체크박스를 넣는 등 일련의 행동이 제 생각에는 홈피, 클럽 위주의 커뮤니티 서비스가 아닌 포털화를 시도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했던 것입니다. 물론, 이런 전략이 준비했던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고 ^^ 이런 전략 때문에 싸이월드가 하락세를 겪은 것만도 아니겠지요~

      아웃사이더님 말씀대로 싸이월드를 통합하지 않았더라도 계속된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있었겠지요. 무엇보다 SK컴즈 내부의 리소스 분산이 가장 큰 문제가 되었을 수 있겠구요. 컴즈에서 장기적 전략방향으로 통합을 선택한 지금에 와서는 역시 좋은 방향으로 발전해나가길 바라는 수밖에 없지 않나 싶습니다 ^^

      즐거운 금요일 되세요!

  • BlogIcon 바람처럼~ 2009.10.09 17:57 신고

    혹시 마케팅 공부하시는 분이신가요? ^^;

    저는 개인적으로 SK컴즈라는 기업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ㅋ
    이번 전략 방향은 참.. 2위로 가고 싶어 안달하는 미성숙 기업 같아 보입니다
    사실 네이트의 브랜드 파워가 별로 없는 시점에서 싸이월드의 힘을 얻어 쉽게 2위로 가자라는것 같아 보이거든요
    덕분에 싸이월드는 네이트에 흡수, 네이트 메인페이지는 포털인지 SNS인지 구분하기 힘든 지저분함 -_-;
    뭐~ 결과는 이후에 나타나겠죠
    저도 블독 완전 실망했는데 SK가 연타로 때리네요 ㅎㅎ

    1. BlogIcon Joa. 2009.10.09 22:19 신고

      학교 다닐 때 광고,홍보,마케팅,디자인 뭐 이런 것들을 전공했었구요 : )
      지금은 IT회사에서 서비스기획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런 쪽으로 관심이 많네요- ㅎㅎ

      저는 SK커뮤니케이션즈라는 회사 자체보다 싸이월드가 좋아서 컴즈까지 좋아진 케이스인데.. 확실히 인수되기 전이 좋았지요. 인수 된 후의 싸이월드는 점점 안타까워지는 것 같아요.

  • 2009.10.10 02:22

    비밀댓글입니다

    1. BlogIcon Joa. 2009.10.11 21:07 신고

      SK컴즈가 발표했던 오픈전략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적극 환영할 일이었지만, 현재로서는 그 모양새가 페이스북이나 구글이 보여준 오픈전략과는 전혀 다르기에 안좋은 평가가 많은 것 같습니다 : )
      저도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컴즈의 현재 전략은 칭찬받아 마땅하고 성공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좀 더 적극적인 변화가 아니라면 가능성이 적다고 생각되요.

  • BlogIcon edolkey 2009.10.10 15:55 신고

    예전에 싸이월드에서 일했던 사람중 한사람으로써...내부적으로 볼때 SKT의 압박으로 네이트를 중심으로 합쳤을거라 판단됩니다. 뭐...그건 그렇다치고...

    제발 싸이메인가면 좀 마이싸이월드(댓글 히스토리같은거)가 젤 위로 가서 찾기 쉽게 했으면 좋겠네요...

    솔직히 지금같은 시스템이라면 싸이메인이 따로 존재하는것 자체가 언발란스...;;;

    1. BlogIcon Joa. 2009.10.11 21:08 신고

      아무래도 SKT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겠죠-
      저도 정말정말 네이트커넥트를 좀 더 크게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이건 뭐, 마이싸이월드 때보다 더 불편하니.. 에휴.

  • BlogIcon 흰소를타고 2009.10.12 11:42 신고

    싸이를 버려둔지 5년 이상이 되었습니다. ^^ㅋ
    그런데 SNS의 강화로 가지 않는 것이 참... 또 헛발질을 했나보군요

    1. BlogIcon Joa. 2009.10.12 13:34 신고

      이제 뭐 싸이월드는 거의 사라진거나 다름 없는 거 같아요-
      에휴 ㅜ_ㅜ 싸이월드를 좋아하는 제 입장에선 아쉽다는..

  • BlogIcon 그라드 2009.10.12 12:24 신고

    저도 이번 개편은 참 아쉽네요. 싸이월드란 브랜드가 없어진 것 같아요...

    1. BlogIcon Joa. 2009.10.12 13:34 신고

      그러니까요.
      그래도 국내 최고의 SNS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식으로 사라져버린 것 같아 너무너무 아쉽네요.

  • BlogIcon harris 2009.10.14 09:54 신고

    서비스에 대한 식견과 함께 싸이월드에 대한 애정이 많이 묻어있네요.^^ 제가 뭐라 말할 처지가 아닌지라 의견을 말씀드릴 순 없지만 말씀하신대로 조급함이 보인 사례라는 점은 동감합니다.

    1. BlogIcon Joa. 2009.10.14 11:50 신고

      제가 매일 블로그를 들락날락하며 많이 배우는 harris님께 댓글을 받으니 왠지 감개무량한걸요.
      여러모로 좋은 말씀 블로그를 통해 잘 듣고 있습니다 : )
      제가 너무 제 생각대로만 글을 쓴게 아닌가 싶어 SK컴즈 분들에겐 괜히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다 애정이 있으니 쓸 수 있는게 아닌가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러면 욕심이 많은건지 ㅎㅎ)
      날이 많이 추워졌네요. 건강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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